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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 [프로레스로 산다] 32. 빅맨 페티시

작성자: 하나미치 등록일: 2018.04.17 12:32:44 조회수: 54

32. 빅맨 페티시

 

 

앞에서 스승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이번엔 반대로 나의 제자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당연히 지금 전일본에 소속되어 있는 젊은 녀석들, 스와마 이후로 들어온 녀석들은 일단 나의 제자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코지마 사토시나 카즈 하야시, 후치 마사노부등은 물론 제외하고.

 

나는 아직 현역이다. 같이 뛰고 있는 젊은 녀석들을 상대하다보면 화가 날 때가 있다. 아직 나 자신은 녀석들에 대해서 '나의 제자다' 라는 감각이 그리 크지 않은 부분이 있다.

 

그런데 코지마나 카즈는 나의 제자는 아니지만, 적어도 나의 영향을 받은 레슬러이긴 하다. 다른 단체를 둘러보면, 내가 전일본으로 옮길 때 같이 옮길 것을 권유했던 타나하시 정도가 나의 영향을 정통으로 받았다고 생각한다. 나를 카피 하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다.

 

레슬러를 키운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역도산은 자신보다 더 강한 레슬러를 만들어내고 싶어 하지 않았다. 뭐, 이해가 간다. 그건 레슬러의 본성이다. 이노키도 그랬고 초슈, 후지나미도 자기보다 강한 레슬러는 만들어내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아주 열심히 나보다 강한 레슬러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어렵다.

 

나의 취향은 명확하게, '빅맨 페티시'다. 몸집이 큰 사람이 좋다. 때문에, 가끔 자기보다 큰 선수는 쓰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전혀 그렇지 않다.

 

어째서 내가 이렇게 덩치가 큰 선수를 좋아하는 걸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몸집이 큰 선수는 정말로 흥미롭게 재미있기 때문이다. 의외로 성격이 좋고 링 위에서 움직이는 걸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재밌다고 느껴진다. 내가 조금 이상한 걸까?

 

예전에, 신일본에 엘 기간테(WWF의 자이언트 곤잘레스)라는 거인 레슬러가 있었다. 신장이 233센티미터나 되는 녀석이었다. 녀석에게 처음으로 프로레슬링을 가르쳐준 것이 나였다. 지금으로부터 십 수 년도 더 오래전의 일이다. 그 때부터 나는 빅맨이 좋았다.

 

기간테는 정말로 컸다. 식사는 치킨 밖에는 먹지 않았다. 한 끼에 한 마리씩. 녀석의 행동 하나하나에 놀라움을 금치 못 했다. 뭐, 지금 전일본에 있는 하마 료타나 아케보노 같은 녀석들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질리지 않는다.

 

다만 그런 슈퍼 헤비급 선수는 키워내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몸은 작지만 신체능력이 뛰어난 녀석은 꽤 많다. 하지만 몸도 크고 신체능력도 뛰어난 녀석을 찾는 것은 정말 어렵다.

 

유도를 봐도 그렇고, 역시 중량급의 시합은 무덤덤하고 재미가 없다. 한번 빠지면 정말 재밌긴 하지만 그 한 번 빠지기가 힘들다.

 

때문에 언제나 높은 레벨의 수준을 유지하는 헤비급 선수를 키워내는 것이 과제다.

 

일본인의 경우 몸집이 크면 클수록 움직임이 형편없어 진다. 미국인은 몸집이 큰 것이 당연한 것이라서 다들 꽤 움직임이 좋은 것과는 반대다.

 

덧붙여, 일본에서는 헤비급의 인재를 찾아내는 것 자체가 정말 어렵다. 몇 년인가 전에 모교를 방문해서 강연을 했던 적이 있는데, 그 때 500명의 학생들 앞에서 물어보았다. "이 중에 190센티미터 넘는 학생 있나?" 라고.

 

결과는, 제로였다. 제로. 500분의 1조차 안 되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서 신체 능력과 외모라는 조건까지 붙이면 말 그대로 모래사장에서 진주알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게 생각하면 젊은 시절의 나는 꽤 귀중한 인재였다.

 

뭐, 내 입으로 말하긴 뭐 하지만 운동신경도 좋았다. 타고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어렸을 적 살았던 곳은 자연이 곧 놀이터였는데 그것과 관련이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체격은 아버지를 닮았다. 아버지는 175센티미터에 몸무게가 80킬로그램 정도였는데, 옛날 사람치고는 꽤 몸집이 컸던 편이다. 여동생도 175센티미터로, 배구를 했었다.

 

어쨌든 신일본 시절부터 생각해서 선배 레슬러들은 차치하고 내가 입문한 뒤에 입문한 녀석들 중에서 '이 녀석은 위협적이다'라고 느꼈던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다른 단체에서도 물론 마찬가지다.

 

잠시 위협적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키타오 코지와 오가와 나오야와 같은 프로레슬링 계가 아닌 다른 스포츠계에서 넘어온 네임밸류가 있던 선수들. 하지만 어차피 승부는 프로레슬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 나름대로 분석을 해보고 나니, 역시 그다지 위협적인 존재는 아니었다.

 

다만 선배 레슬러들 중에서는 마에다 아키라와 타카다 노부히코는 동경할 만한 타고난 멋이 있었다. 프로레슬링에 대한 사상은 별개로 치고, 겉모습이든 뭐든 '멋지다'라고 생각되게 하는 부분이 분명 있었다.

 

물론 초슈나 후지나미도 멋있었다. 그들은 '흔들림 없는 강경함' 같은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 선수들은 캐릭터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이미 캐릭터의 분화가 끝나버린 것인지, 누군가의 카피뿐이다.

 

확실히 나는 초슈나 후지나미 같은 선배들을 보고 멋있다는 감정은 품고 있었지만, 그들을 베껴서 따라하려고는 하지 않았다. 그건 초노 마사히로도 마찬가지고 하시모토 신야도 마찬가지였다. 몇 번이나 말하지만, 우리 투혼 삼총사는 누구도 초슈식 래리어트를 사용하지 않았다.

 

3명이서 서로 짠 것도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사용하지 않았던 것뿐이다. '억지로라도 사용하지 않겠어' 하는 의식조차도 없었다. 물론 마에다, 타카다가 쓰는 킥도 우리는 따라하지 않았다.

 

그런 부분은 역시 타고난 감성이랄까, 센스라는 부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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