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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 [프로레스로 산다] 31. 장점을 살린다

작성자: 하나미치 등록일: 2018.04.17 12:27:43 조회수: 33

31. 장점을 살린다.

 

 

그러나 캐리어를 쌓은 인간에게는 누구도 당해낼 수 없다는 엄연한 사실이 이 장르에는 있다. 나의 데뷔 25주년 기념대회였던 '2009 프로레스 LOVE in 양국 Vol.8'(2009년 8월 30일, 도쿄 양국국기관)을 통해서 봐도 그렇다. 초슈 리키도 그렇고 코시나카 시로도 그렇고, 모두 완전체의 모습을 갖고 있었다.

 

'이런 움직임을 보이면 관객들이 즐거워 한다'는 것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물론, 그것만으로는 티켓 판매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찾아온 관객들의 흥을 끌어올리는 것은 가능하다.

 

초슈 리키나 코시나카 시로 등 경력을 쌓은 선수들은, 입장한 것만으로도 '초슈~!' 콜처럼 큰 응원이 일어난다. 그런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경력을 쌓은 인간의 강함이라는 것을 절실히 실감한다.

 

다만, 반대로 그런 사람들은 그렇게 밖에는 못 한다. 초슈 리키, 코시나카 시로라는 캐릭터가 확립되어 있기 때문에, 줄곧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한번 세운 탑을 무너트리는 일은 절대 하지 않았다.

 

이것은 비판이 아니다.

 

다만 나와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나는 겉모습, 스타일을 몇 번이고 바꿔왔다. 10수년 전 신일본시절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 보길 바란다. 일목요연하게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바로 이 점이 나와 그들(초슈, 코시나카 등)과의 차이점이다.

 

물론, 나처럼 계속해서 변화를 추구 하는 것이 좋은지, 초슈처럼 한 가지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이 좋은지는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 말 할 수 있는 것은, '세상은 흘러 간다' 고 하는 것.

 

현상유지만 한다면 결국 풍화되고 말 것이다. 나는 그렇기 때문에 변화를 끊임없이 추구해왔다.

 

실은 한번 정착된 캐릭터에 변화를 준다는 것은 꽤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레슬러에게 있어서는 엄청난 결단이 요구된다. 내가 봤을 땐 다들 조금 소심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지금 내가 가진 팬들을 놓쳐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되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허슬'이라는 단체는, 그런 변화의 두려움을 끌어안고 있었다. 허슬이라는 링에서는 레슬러들의 캐릭터가 꽤 많이 바뀌었다. 레슬러 본인이 원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거물 레슬러라고해도 허슬의 링 위에서는 예외란 없었다.

 

최종적으로 '허슬'의 영향으로 그 사람의 이미지가 무너져버렸는지, 아니면 무너지지 않았는지, 그것은 나는 알 수 없다.

 

나는 내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변화를 시도해왔다. 때문에 지금까지 이미지 다운이 될 만한 변화를 했던 기억은 없다.

 

뭐, 전일본 프로레스의 레슬러들은 어쨌든 재밌는 녀석들이 많다. 링 위에서는 둘째 치고, 사석에서 함께 회식이라도 한다면 가장 재미있는 단체가 아닐까 싶다. 어쨌든 사이즈들이 장난이 아니다.

 

하마 료타, 스와마 등 일반인 보다 훨씬 큰 체격을 자랑한다. 지금은 타카야마 요시히로, 아케보노도 전일본에서 뛰고 있고, 외국인 선수인 죠 도링이나 조디악도 있기 때문에 평균 신장이 약 2미터에 가깝다. 보통 거리에서 쉽게 마주치지 못 할만한 타입들이 우글우글하다. 뭐, 이건 내가 '빅맨 페티시'라는 취향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모여 버린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젊은 녀석들도 어서 몸집이 더 커졌으면 좋겠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대체 어떤 녀석이 프로레슬링에 어울릴까. 이건 확실히 말하기 어렵다. 프로레슬링에는 다양한 녀석이 있어야 좋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각각에게 맞는 역할이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전일본프로레슬링에서는 단점을 숨기기보다는 장점을 살리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취하고 있다. 내가 일찍이 몸담고 있던 신일본은 객관적으로 봤을 때, 단점을 숨기는 방법론으로 선수를 육성했다고 생각된다.

 

때문에 모두들 비슷한 타입의 레슬러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초슈 리키 같은 래리어트를 사용하는 선수가 대량생산 되었다.

 

그런 체제에 유일하게 물들지 않았던 것은 투혼삼총사뿐이었다. 우리 투혼삼총사 중에는 래리어트를 사용하는 녀석이 한 명도 없었다. 뭐, 니시무라 오사무도 초슈 리키를 싫어해서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뻗어나갔지만.

 

그럼 좀 더 구체적으로, 지금의 전일본프로레슬링에는 어떤 인재가 필요한 걸까? 이건 이미 답이 나와 있다. 세간에서 흔히들 말하는 '미남'이다. 그것도 헤비급의 미남. 예를 들자면 20대의 무토케이지 같은 남자가 필요하다.

 

나도 예전엔 잘 생겼었다. 뭐, 나 스스로는 내가 그렇게 잘 생겼었는지는 몰랐지만. 자화자찬이 되겠지만, 링 위에서의 움직임에도 역동감이 있었다.

 

때문에 그런 역동감이 있는 헤비급 미남 선수가 필요하다. 왜냐면, 너무나도 추남들만 모여 있기 때문에 밸런스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어쨌든 인재의 확보라는 측면에서는 어느 단체든 모두 눈에 불을 켜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소속 선수가 신일본이나 노아와 비교하면 적은 수이지만, 그만큼 우수한 프리 소속 선수를 모아서 꾸려나가고 있다. 이것도 자화자찬이겠지만, 우리는 프리 소속 선수를 다른 어떤 단체들보다도 아주 잘 쓰고 있다고 자부한다. 스즈키 미노루도 우리 단체 링에 올랐을 때 가장 빛이 났었다고 단언한다.

 

다만 프리 선수는, 고용해서 쓸 때가 있으면 반드시 해고해야 할 때가 찾아오게 마련이다. 특히 우리 전일본프로레스에서는 그 신진대사가 훨씬 활발하다.

 

1년도 채 안 되서 싹 물갈이가 돼버리는 경우도 많다. 필요 없다고 생각되는 선수는 해고하는 수밖엔 없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냉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최근 수 년 동안은 소속 선수도 많이 늘었다. 이렇게 되면 흥행에 나갈 수 있는 선수도 제한되기 때문에 쓸 만한 선수를 골라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역시 서로 간에 경쟁을 시켜야 한다.

 

다만, 역시 '전력 외 통보'를 할 때가 되면 마음이 아프다. 솔직히 정말 하기 싫은 일이다.

 

내가 이적 해왔을 당시의 전일본프로레스는 외국인 선수 천국이었다. 자이언트 바바가 있을 때부터 전일본에 있던 선수들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때문에 이렇게 말하면 나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청소'에 들어갔다. 그들을 정리하지 않으면, 내가 생각하는 프로레슬링이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아마 그 당시 팬들도 나를 보고 차가운 사람, 냉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이적 당시에는 하는 일마다 비난받기도 했다.

 

나에게 있어서도 확실히 꽤 힘든 작업이었다. 엄청난 스트레스가 몰려왔었다. 다만, 그렇게 해서 신진대사를 원활히 시키지 않으면, 언제까지고 같은 링 위의 모습을 바라보는 팬들이 질리고 말 것이다. 전일본프로레슬링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필요한 작업이었다고 지금도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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