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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 [프로레스로 산다] 28. 로케이션

작성자: 하나미치 등록일: 2018.04.13 16:02:38 조회수: 44

28. 로케이션

 


회사를 운영함에 있어서 돈은 절대적인 요소다. 하지만 프로레슬링 자체는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또 만들어갈 수가 있다.

 

흥행에서 가장 돈이 많이 드는 것은 경기장의 무대연출이다. 북미의 WWE라든지 예전의 PRIDE는 언제나 아주 화려한 연출을 세팅했었다.

 

하지만 나는, 실은 그렇게 돈을 쓰는 것에 대해서 의문을 갖고 있다.

 

나는 화려한 무대장치를 만드는 것보다도, 해당 경기장의 특징을 이용한 연출을 좋아한다. 이러한 점은 나에게 성격적으로 장인정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아오모리나 홋카이도 같은 추운 지방에서 흥행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홋카이도나 동북지방에서는 역시 겨울에 눈이 오는 경우가 많다. 그럼 나는 그 눈을 이용한다.

 

경기장 바깥에 눈이 쌓여있으면, 주저없이 장외난투로 경기장 밖까지 나가버린다. 눈 속에 상대를 던져버린다든지, 역으로 내가 던져지든지 다 좋다.

 

그 지역의 관객들에게 있어서는 어떤 화려한 연출보다도 리얼감이 있을 것이다. 아오모리 사람들에게 있어서 눈은 생활에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이다. 나처럼 도쿄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실감하지 못 하지만, 그들은 눈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때문에 내가 눈 속에 파뭍히거나 하면, "그렇게 하면 죽어~!" 라고 외치면서 진심으로 놀라워한다. 그래서 시합을 관전하는 흥분도도 달라진다. "눈을 우습게보지 마!" 라며 화를 낼지도 모르고.

 

WWE라면 이런 건 하지 않겠지. WWE는 눈이 필요하면 눈을 내리게 해버릴테니.

 

하지만 그런 연출은 나에게 있어서 '재미없다'고 인식되어 있다. 눈이 없는데 눈을 내리게 한다는 건 자연스럽지도 못 하고 시합이랑 잘 연결되지 못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프로레슬링 지방흥행이란, 어디서나 비슷한 체육관에서 비슷한 공기 속에서 행해진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실은 전부 다르다.

 

우선, 지역에 따라서 관객들의 기질이 다르고, 건물들이 세워진 연대도 다르다. 같은 지역을 가도, 계절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도 많다. 모두 그 지역마다의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런 로케이션을 살린 프로레슬링이 재밌다. 보고 있는 관객들도 나와 같지 않을까?

 

장외에 자동차가 있어서 그걸로 상대를 친 적도 있다. 실제로 그레이트 무타로서 그렇게 한 적이 있다. 따라하지는 말아주었으면 하지만.

 

그런데, 이런 상황 상황들은 레슬러의 기발함을 평가받는 순간이기도 하다.

 

어쨌든, 경기장의 로케이션을 전부 연출로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없다면 만들자' 라든지, 그런 사고방식은 정말로 재미없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로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지방흥행이라는 형태를 가진 프로레슬링의 강점이다. 뭐, 역시 이것도 다 경험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만.

 

돈이 없으면 내리게 할 수 없는 눈 같은 건, 처음부터 없는 게 낫다. 없으면 없는 대로 또 경기장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나는 한때 '허슬'에 참가했던 적이 있는데, 일시적으로 했던 그 화려한 연출을 부럽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그레이트 무타가 하나미치에서 솟아나듯 나타나거나, 갑자기 사라지거나 하는 연출들에 그 나름대로 또 도움을 받은 부분도 있다.

 

하지만 결국 링에 서는 것은 레슬러다. 입장신이 화려하면, 그만큼 링 위의 공간은 쓸쓸하게 보이기도 한다.

 

확실히 신일본프로레슬링에서 활약하던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보면, 나는 다양한 입장신을 연출했다. 요코하마 아리나에서는 마술을 이용해서 입장신을 연출하기도 했다.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어느 순간 링위의 중앙에 서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연출은 하면 할수록 레슬러에게 부담이 된다. 꽤 신경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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