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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 [프로레스로 산다] 23. 떡은 떡집에서

작성자: 하나미치 등록일: 2018.04.05 16:33:25 조회수: 79

23. 떡은 떡집에서


프로레슬링은 다양한 측면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에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매치메이크'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다.

 

매치메이크에 관해서는 지금,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뭐, 나 뿐만이 아니라 다른 단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역시 프로레슬링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냐고 한다면 '시합'이기 때문이다. 매치메이크로 흥행의 성공과 실패가 어느 정도 결정된다.

 

일찍이 내가 한 번 손을 댔던 이벤트로 'WRESTLE-1'이라는 것이 있었다. 어정쩡하게 끝나버렸지만. 내가 막 전일본으로 이적해서 사장에 취임했던 것이 2002년 가을. 제 1회차 흥행은 그 직후인 11월 17일에 요코하마 아리나에서 개최되었다.

 

그 당시 전일본은, 민간방송 지상파 방송이 필요해서 모두가 열심이던 시기였다. 그리하여 협력하게 된 것이 K-1의 이시이씨였다. 'WRESTLE-1'이 후지테레비에서 방송되게 된 것도 이시이씨 덕분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이시이씨가 주선해주었다고 해도, 방송국측으로서는 '종래의 프로레슬링으로는 방송 불가입니다' 라고 얘기했다. 골든타임에 방영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시청률 욕심이 있었을 것이다.

 

때문에 프로그램 이름이 '밥 샵의 배틀 엔터테인먼트 쇼' 같은 식이 된 것이다. '프로레슬링'이라고 하는 단어는 일절 들어가지 못 했다. 내용도 정말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성격의 구성이었다. 그건 이미 프로레슬링 중계라는 카테고리에 넣을 수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흥행 자체도 상당히 엔터테인먼트 성을 강조하게 되었다.

 

당시에는 찬비 양론이 일었지만, 어쨌든 그런 형태가 아니었다면 방송국은 방영해주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전제를 바탕으로 생겨난 것이 'WRESTLE-1'이었던 것이다.

 

뭐, 나는 다른 장르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잘한다. 지금도 패션 브랜드라든지 아이돌, 또는 성인채널과의 콜라보 흥행을 실현시키고 있다.

 

'WRESTLE-1'은 말하자면 K-1과의 콜라보였다. 때문에 시합에도 격투가가 다수 출장했다. 당시 K-1에서 크게 활약하여 국민적 인기를 자랑하고 있던 밥 샵을 시작으로 샘그레코, 사타케 등이 프로레슬링 시합을 했다.

 

사타케는 SATA...yarn이라는 이상한 닉네임으로 압둘라 더 부쳐와 웃음기 가득한 시합을 했다.

 

그리고 지금은 없는 종합격투기 이벤트인 PRIDE로부터도 선수가 잔뜩 왔다. 케빈 랜들먼, 마크 콜먼, 히스 헤링 등등. 당시엔 아직 K-1과 PRIDE가 밀월관계에 있던 시기였기에 'WRESTLE-1'에는 PRIDE를 운영하던 DSE쪽 사람들도 협력해 주었던 것이다.

 

다만 역시 '떡은 떡집에서(모든 것에는 전문이 따로 있다는 뜻)'라는 걸 절실히 실감할 수 있었다는 것이 이 'WRESTLE-1'을 통해서 얻은 최대의 수확이었다. 확실히 격투가들은 레슬러보다 일반적인 지명도는 있었다. 그들의 본직인 시합은 골든타임 때 방송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관객 모집은 차치하고, 프로레슬링은 레슬러에게 맡겨둔 편이 틀림없이 좋은 작품이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냐면 격투가의 프로레슬링은 임시변통이라서 부분 부분에서 무리가 생겨났다. 그런 중에도 나는 그레이트 무타로서 밥 샵과 대전했는데, 이 시합만큼은 성공적으로 잘 끝났다.

 

거기엔 나도 나 자신의 기량에 자신을 갖고 있다. 확실히 신비감 넘치는 연출효과도 있었지만, 나의 역량으로 밥샵의 프로레슬링에 대한 잠재능력을 120% 끌어올렸다고 확신하고 있다. 밥샵과의 시합은 의외로 내가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시합이기도 하다.

 

'WRESTLE-1'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해 보자.

 

많은 파문을 일으킨 'WRESTLE-1'이었는데, 일본 프로레슬링의 엔터테인먼트화에는 일조를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이 'WRESTLE-1'의 흐름을 이어받은 것에 '허슬'이라는 단체가 있다.

 

나의 화신인 그레이트 무타가 몇 번 등장했었는데, 이 '허슬'이라는 것은 매치메이크라고 하기보다 각본대로의 이벤트다. 레슬러가 스탭이 만든 각본대로 간다는 시스템. 통상의 프로레슬링보다도 역할분담이 확실히 되어 있어서 짜여진 톱니바퀴 돌아가듯이 레슬러가 거기에 맞춘 느낌이었다.

 

이런 이벤트가 등장함에 따라, 프로레슬링의 폭은 더욱 넓어졌다. PRIDE 같은 종합격투기가 있고, 그 격투가가 등장하는 프로레슬링이 있다. 거기서 더 나아가 '허슬'처럼 탤런트가 등장하는 프로레슬링까지 출현했다.

 

프로레슬링 계의 폭은 말도 안 되게 넓어졌다. 그럼, 그 안에서 나의 전일본프로레슬링은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하는 걸까?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 아까 말한 '떡은 떡집에서'라는 방향성이 내 안에서 굳어졌다.

 

어쨌든 질 좋은 프로레슬링을 보여주는 것. 거기에는 역시 '잘 하는' 레슬러를 모으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확신하고 있다.

 

예를 들어 키쿠 타로가 좋은 예다. 이 외에도 TAKA 미치노쿠, TARU같은 인디에서 잘 하는 녀석들을 전일본에 섞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해서 그들에게 관객동원력은 없다. 그래도 경기장에 온 관객들을 확실히 행복하게 하는 것은 가능하다. 관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은, 라이브로 보러 온 관객들을 만족시키는 것. 그것이다. 'WRESTLE-1'때는 고액의 개런티를 지불해가며 빌 골드버그를 출연시키거나 했지만, 그는 관객들을 만족시키지 못 했다. 이것도 모두 실패로부터 얻은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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