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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 [프로레스로 산다] 22. 프로레슬링 머리

작성자: 하나미치 등록일: 2018.03.31 14:25:36 조회수: 70

 

 

22. '프로레슬링 머리'

 

 

나 무토케이지의 프로레슬링 스승이라고 하면 누구라고 생각하실지. 역시 이노키를 떠올리시려나. 근데 나 자신은 이노키가 스승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대답은 '딱 떠오르는 인물이 없다' 는 것이 솔직한 대답이다.

 

확실히 이노키의 영향은 부정할 수 없다. 내 사상 속에 이노키이즘이 영향을 끼치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끼치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이노키로부터 프로레슬링을 배운 기억이 없다.

 

게다가 나는 이노키의 등을 보고 있지 않았다. 때문에 역시 이노키는 스승이라고 부를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 대체 누굴까. 신일본에 막 입문했을 때, 코치같은 역할을 해준 것은 야마모토 코테츠와 돈 아라카와였다. 그래도 이른바 '스승 같은 존재'는 아니었다.

 

굳이 말하자면 '입문했을 때의 신일본의 환경'이 스승일까나. 좋은 라이벌도 있었고 녀석들과 경쟁하는 것이 나의 성장을 촉진시켜 주었다. 정말로 무아지경이었다. 때문에 프로레슬러가 되었을 당시, 나에게 있어서의 최고의 스승은 환경 그 자체였던 것이다.

 

미국에 갔을 때 얘기를 하자면, 게리 하트라는 존재가 스승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그레이트 무타의 미국 매니져였는데, 그와 일을 하는 것은 여러가지로 공부가 되었다.

 

게리하트는 유감스럽게도 2008년 3월에 사망하였지만, 항상 '프로레슬링 머리'가 아주 잘 돌아가는 남자였다. 아시다시피 그는 그레이트 무타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참고로 무타의 아버지인 그레이트 가부키도 게리하트에 의해서 태어난 것이다.

 

무타와 가부키라고 한다면 역시 '독무'가 대명사인데, 이것도 역시 게리 하트가 생각해 낸 것이다. 아직도 독무를 뛰어넘는 흉기를 발견한 사람은 없다. 그런 의미에서는 정말로 아이디어맨이었다.

 

나도 항상 그와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아이디어를 내보이곤 했다. 그와의 대화는 항상 나에게 자극제가 되었다.

 

예를 들면 독무를 뿜는 방법. 무타도 처음부터 입으로 독무를 뿜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 단계에서는 녹색의 끈적한 액체를 입에서 조금 흘렸다. 그 다음 시합에서는 손 바닥에 조금 뱉어낸다. 그런 식으로 조금씩 관객들에게 '혹시 그레이트 가부키처럼 이 녀석도 독무를 뿜는것 아니야?'라고 궁금해하게 만들었다.

 

갑자기 내뿜거나 하지도 않았다. 타이밍을 재고 또 재다가 클라이맥스에서 푸악! 하고 뿜었다.

 

이 방법으로 무타는 쭉쭉 뻗어나갔다. 게리하트는 무엇이든 '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항상 모든 것은 '선'으로서 생각했다. 독무를 사용할 것이라면, 독무를 보이기 위한 전개를 만든다. 그 날 그 날만 생각하는 방법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게리하트의 아이디어는 '일반인이 구할 수 있을 법한 코스츔을 입지 말아라' 였다.

 

엔터테이너로서, 시판되는 공수도복이라든지 일반 사람들이 구입할 수 있을 법한 것을 링 위에서 레슬러가 입고 시합을 하는 것은 넌센스. 그것이 게리하트의 생각이었다.

 

때문에 무타는 지금도 계속 진화해 나가며 다양한 배리에이션으로 변신하고 있다. 코스츔도 점점 화려해지고 있다. 그건 지금도 그 게리하트의 가르침을 명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 사람. 릭 플레어도 스승이라고 부를만한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뭐, 릭 플레어에게 직접적으로 가르침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시합을 통해서 그의 '프로레슬링 머리'를 관찰하는 경우가 많다. 음, 릭 플레어에게 받은 영향은 꽤 클지도 모르겠다.

 

릭 플레어는 운동신경은 그리 좋지는 않다. 움직임 자체는 매우 심플해서, 슈퍼 무브 같은건 없었다. 화려한 무브라고 부를만한 것은.. 릭 플레어가 코너에서 데들리드라이브로 내던져지는 것 정도 아닐까. 그 이외에는 아주 심플하다.

 

그럼 릭 플레어의 어떤 점이 그렇게 뛰어나냐 하면, 역시 '사이콜로지(심리)' 부분이다. 관객에서 그 시합의 기승전결을 확실히 보여주는 레슬러였다.

 

내가 플레어와 시합을 했을 땐 그걸 잘 몰랐는데, 반드시 최종적으로는 관객들이 들끓어 올랐다. 릭 플레어는 정말 대단하다.

 

시합의 구성만으로 이렇게 되는거니까, 그 만큼 관객들은 플레어의 손바닥위에 있다는 얘기다. 젊었을 적에 플레어와 시합을 하는 것이 가능했던 것은 나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재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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