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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닷새 전 스포츠서울에 실렸던 프로야구 관련 칼럼을 뒤늦게 발견, 퍼왔습니다...



[ 신세계 프로야구단의 'FA 싹쓸이'나 '돔구장 건설'이 중요한 게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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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나는 자는 말이 없다. 그 자리를 채울 자는 설명할 여유가 없다. 그랬더니 돔구장 건설과 프리에이전트(FA) 싹쓸이 등 인적·물적 인프라의 확충을 기대하는 목소리만 공허하게 울리고 있다. SK에서 신세계로 주인이 바뀌는 '인천 프로야구단' 얘기다.


  1월 26일 SK 와이번스의 매각 소식이 알려진 뒤, 야구계의 관심은 온통 "신세계그룹이 얼마나 투자할 것인가?" 에 쏠렸다. 새로운 기업이 KBO리그에 뛰어드는 만큼, 새 판을 짜주기를 바라는 기대감이다. 기존 구단이 타성에 젖어서 혹은 자금 여력이 없어서 투자에 인색했다면, 후발주자로 뛰어든 신세계가 기존의 관행을 깨고 새로운 얘깃거리를 만들어 달라는 아우성이기도 하다. 프로야구단 창단을 주도한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은 기업 경영에서도 실험과 투자를 마다하지 않은 '열혈남'이라, 이런 기대를 갖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야구계가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외면하는 것일 수도 있다. 경영난에 빠진 것도 아닌 멀쩡한 기업이 갑자기 야구단을 팔았으며, 구매한 기업은 '유통혁신'을 외쳤다. 과정이야 어쨌든 신세계그룹은 야구단을 통해 돈을 벌겠다는 의지를 여러 번 내비쳤다. 야구단 자체로는 돈벌이가 되지 않으니, 자사(自社) 브랜드를 동원한 색다른 방식의 마케팅으로 파급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그룹이 돔구장 건설이든 FA 영입이든 돈을 쓰려면, 거금 1,328억 원을 투자한 게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사업으로 확장할 만한 일말의 가능성이 엿보여야 투자도 하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 자신들이 갖고 있는 토지에 돔구장을 지어 복합 스포츠·쇼핑 타운을 만드려는 계획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라며, "돔구장 건설 등의 투자비용으로 5천억 원 가량 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고 귀띔했다.


  이 '계획'이 현실로 이뤄지려면,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할 가치가 과연 KBO리그에 있는지가 증명돼야 한다. 기업 논리가 그렇다. 프로야구가 사회공헌사업이었던 시대는 일찌감치 막을 내렸다는 뜻이다.


  야구단 자체로든, 야구단을 플랫폼으로 하는 새로운 모델 개발이든 기업의 이윤 추구에 보탬이 돼야만 하는 시대가 왔다. 신세계는 이를 증명해야 한다.


  신세계가 유통혁신을 일궈내면 CJ 등 또다른 유통기업이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리그 산업화의 가능성을 실증하는 셈인데, 한국야구위원회(KBO)와 9개 구단을 비롯한 대다수 야구인들은 방관할 게 뻔하다. 야구단 내부에서는 그룹에 아쉬운 소리를 하면 광고비든, 투자금이든 한 시즌을 운영할 만한 자금을 얻을 수 있는데 굳이 나서서 일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가 여전히 있다.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 등이 구단 운영자금의 조달을 위해 대출을 하는 시대이지만, 이 돈을 구단이 스스로 벌어서 갚을 것인지는 의문이다. 그저 코로나19 상황이 좀 나아져서, 내수와 수출이 다시 활성화되면, 여기에 팀 성적까지 좋아지면 자연스레 모기업에서 받아낼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KBO리그 구단은 지금까지 그래왔다.


  때문에 국내 굴지의 유통기업이 들어와서 돈을 벌겠다고 나서면 "감사합니다." 하며 두 팔을 걷어붙이고 도와줄 것 같지가 않다. 야구계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 는 심보로 마냥 방관하면, 도전자는 제 풀에 꺾여 의욕을 상실할 수도 있다. 기업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계열사를 데리고 다닐 이유가 없다. 이미 지방 명문 구단이 다각도로 구단 매각을 타진하는 중이란 얘기가 재계 곳곳에서 돌고 있다. 과거의 구단 운영방식으로는 '또 하나의 SK 와이번스 사태'가 나올 수 있다. 안타깝게도 매번 대기업이 인수한다는 보장은 없다.


  KBO리그와 야구계는 새롭게 뛰어드는 신세계 프로야구단에 무엇을 줄 수 있을까. 돔구장 건설을 기대하는 것보다 더 시급한 것은, 바로 야구계가 돈 버는 야구단을 만들게 해줄 수 있느냐다.  (끝)



장강훈 야구팀장 //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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