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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에 이틀 전 실렸던 프로야구 관련 칼럼입니다.



[ 두산 베어스가 '보상 선수'로 강승호를 뽑은 것, 매우 실망스런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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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구단이 12월 18일 FA 자격을 얻어 SK 와이번스로 이적한 최주환의 보상 선수로 내야수 강승호를 뽑았다고 밝혔다. 두산 베어스는 보상 선수 강승호와 더불어 최주환의 직전 연봉 200%(5억 4천만 원)를 SK 와이번스로부터 받을 수 있다.


  규정상 보상 선수를 데려오는 것은 해당 구단의 당연한 권리겠지만, 문제는 하필 강승호가 '음주운전' 전력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선수라는 점이다.


  강승호는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에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지명됐고, 2018년 7월엔 문광은과의 트레이드로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었다. 아마추어 시절에는 공··주를 갖춘 대형 내야수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으나, 프로야구로 진출해선 자리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성장이 정체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19년 4월 강승호는 대형 사고를 저질렀다. 새벽에 자가용으로 음주운전을 하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를 일으켰으며, 당시 알코올 농도는 0.089%로 면허정지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강승호가 성적 부진으로 SK 와이번스 2군(퓨처스리그)에 내려간 지 불과 1주일 정도밖에 되지 않았던 시점이었고, 강승호는 SK 와이번스 구단 역사상 첫 음주운전 적발 사례이기도 했다.


  게다가 사회적으로 당시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한창 높아지던 시기였다. 프로스포츠 구단들 역시 관련 교육을 강화하는 분위기에서 이런 사건이 터졌기에,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더욱 큰 문제는 강승호가 음주운전 사고 사실을 팀에 알리지도 않은 채 슬그머니 퓨처스리그 경기까지 뛰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 언론 보도를 통해서 강승호의 음주운전 사실을 파악한 SK 와이번스 구단은 더욱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강승호의 잘못이 단지 '우발적인 실수' 정도로 용납되기 힘든 가장 큰 이유다.


  KBO는 상벌위원회를 열고서 강승호에게 90경기 출장정지 및 1천만 원 제재금과 사회봉사 18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으며, 이는 당시로서 KBO 사상 음주사고에 대한 최고 수준의 징계였다.


  또한 KBO가 징계를 발표하고 불과 1시간이 지난 뒤, SK 와이번스 구단은 전격적으로 강승호에 대한 '임의탈퇴'를 결정했다. 야구 팬들도 강승호에 대한 동정 여론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 만큼 야구계와 언론 및 팬들 역시 강승호에 대한 배신감과 실망이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준다.


  이후 1년 가량의 시간이 흐른 뒤, SK 와이번스는 전격적으로 강승호의 임의탈퇴 해제를 신청했다. SK 와이번스 구단은 임의탈퇴 이후로도 꾸준히 강승호를 관리했고, 선수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는 진정성을 느꼈다는 게 임의탈퇴 해제의 이유였다. SK 와이번스가 임의탈퇴 시점부터 이미 강승호의 복귀를 감안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야구계 복귀 이후엔 곧바로 KBO의 출장정지 징계가 적용됐으며, 현재는 아직 26경기가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두산 베어스에 입단하더라도 2021 시즌 초반까지는 나설 수 없다. 그리고 강승호는 최주환의 보상 선수가 됨으로써, 아직 프로야구 복귀전을 치르기도 전에 벌써 세 번째 소속팀으로 떠나게 되는 기묘한 운명에 처했다.


  두산 베어스는 왜 강승호를 영입했을까. 올해 FA 시장에서 두산 베어스는 오재일과 최주환이라는 2명의 주전 내야수를 놓쳤기에 전력 보강이 반드시 필요했다. 더구나 두산 베어스의 내야진은 김재호-오재원-허경민 등 30대 선수들이 주축이며, 20대의 젊은 선수들이 부족한 실정이다. 26세인 강승호는 아직도 성장 가능성이 남아있고, 나이로도 선수단에서 고참과 신인 선수들 사이에서 중간자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연령대다.


  하지만 2019년 4월 이후 벌써 2년 가까이 공식 경기에 나서지 못한 만큼, 실제로 팀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야구만 고려했을 때 두산 베어스는 선수의 '개인 기량'과 '사회적 이미지'까지 이중의 위험부담을 감수하고서 도박을 선택한 셈이다.


  그러나 야구 자체를 떠나 도덕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두산 베어스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선택을 했다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SK 와이번스가 강승호의 임의탈퇴를 해지한다는 결정을 내렸을 때도 이미 팬들의 여론은 결코 곱지 않았으며, 이번에도 두산 베어스가 하필 음주운전 경력자를 보상 선수로 지명한 것에 대하여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바꿔 말하면, 젊은 선수들에게는 결국 '야구만 잘하면' 어떤 큰 잘못을 저질러도 언제든 다시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빗나간 메시지를 남길 가능성이 높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강정호는 메이저리그에서 사실상 퇴출됐고, 올해 KBO리그 깜짝 복귀를 시도하다가 여론의 거센 반발에 밀려 결국 무산된 바 있다. KBO는 강정호에게 1년 동안의 유기 실격 및 봉사 활동 300시간 이행이란 결코 가볍지 않은 징계를 내리고도 오히려 솜방망이 처벌로 강정호의 복귀 기회를 제공했다는 극심한 비난 여론에 시달려야 했다. 강정호가 지난 몇 년 동안 법적인 처벌을 받고 봉사 활동 등을 이수하며 공개 사과와 반성하는 의지를 보였다는 것은 여론의 마음을 전혀 움직이지 못했다.


  심지어 김원석(전(前) 한화 이글스)이나 신동수(전(前) 삼성 라이온즈) 등은 개인 SNS 계정에서 반(反)사회적인 망언을 일삼았다는 이유만으로 야구계로부터 아예 '원 스트라이크 아웃' 방식의 퇴출을 당했다.


  특히 두산 베어스는 이미 과거에도 금지약물 복용 전력이 있는 김재환이나, 사생활로 큰 물의를 일으켰던 임태훈처럼 사회적 구설수에 연루된 선수들을 여론을 무시하며 끝까지 감싸안았던 전력이 있다. 야구만 잘 되면 도덕불감증은 무시해도 되느냐는 비판의 여론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오늘날의 팬들은 야구선수들의 인성이나 사회적 책임감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매우 민감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하물며 음주운전도 모자라 해당 사실을 KBO와 구단에 은폐까지 하려고 했던 강승호의 죄질이 과연 이들보다 가볍다고 할 수 있을까. "그 정도면 충분히 반성했다." 는 기준은 도대체 누가 판단하는 것일까.


  강승호가 두산 베어스에서 얼마나 좋은 활약을 펼쳐서 자리를 잡을지의 여부는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선수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면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강승호가 설령 잘한다고 해도 '제2의 김재환'이란 꼬리표를 떼어내기 어렵고, 못한다면 못하는 대로 두산 베어스는 최악의 선택을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야구 팬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은 '야구만 잘하는 기계들'이 아니라, '클린 베이스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끝)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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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soul100 등록일: 2020-12-21 18:32
마지막 문구가 와닿네요. 베어스 선수, 프런트 팀장 거치셨던 외삼촌 때문에 평생을 베어스 팬으로 큰 저이지만 이번 지명은 참 이해가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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