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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스포] 레슬킹덤 간략 후기

작성자: Tony 등록일: 2018.01.05 03:02:59 조회수: 571

1. 쇼를 다 보고 나니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은 저는 WWE에 슬슬 질려가고 있는 팬들이 제리코도 참전하고 명경기가 쏟아진다는 신일본의 명성에 혹해 이번 레슬킹덤을 통해 입문하려고 했다면, 굳이 (NXT까지 있는) WWE를 보지 않고 이쪽에 입문할 가치가 있을까? 는 의문이 들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전체적인 퀄리티는 그냥 평소의 레슬 킹덤 대회였는데, 이는 바꿔 말하면 다른 해의 돔 대회와 비교하면 특별하지 않았다는 얘기도 됩니다. 오히려 신일본 프로 레슬링을 한 번도 보지 않았던 팬들에겐 작년 레슬킹덤이 임팩트를 남기기엔 더 좋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그만큼 오카다 vs. 오메가는 (저는 비판하는 쪽이었지만) 정말 말 그대로 미친 경기였으니깐요.

올해 레슬킹덤의 메인 이벤트였던 오카다 vs. 나이토는 훌륭한 경기였지만, 지식이 전무한 입장에서 이 경기에 완전히 몰입하기엔 배경지식이 어느 정도 필요한 경기였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저는 사전지식이 전무한 팬이 나이토가 로스 인고베르나블레스 데 하폰의 리더로써 밟아온 발자취를 따라오지 않았다면 여전히 큰 매력을 느끼기 힘든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CM 펑크를 연상케 하는 일침독설 캐릭터가 나이토의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니깐요.

여담이지만 다행히 우리나라에선 이 나이토의 매력이 상당히 크게 어필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일본을 제외한 일본 프로레스 정보는 전 세계에서 공국진님 덕분에 우리나라가 정보력이 가장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간혹 미국에서 나온다는 일본 프로레스 루머를 보면 마치 작년에 미국 쪽에서 나왔던 마린의 마선실세 루머를 떠올리게 하더군요 ㅋㅋㅋ)

나이토의 모멘텀을 봤을 때 저 역시 이번 돔 대회가 새로운 챔피언에 등극하기엔 가장 좋은 타이밍이 아니었나 싶은데, 이런 식으로 뒤통수 때리는 건 프로 레슬링 봐오면서 종종 있었던 일이다 보니 새삼스럽지는 않네요; 레슬링도 제대로 보지 않는 제가 이제 와서 이게 잘못되었네 잘되었네 왈가왈부하고 싶진 않고, 다만 먼 미래에 이 결과가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길만한 그런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챔피언 벨트야 언제든지 획득할 수 있다지만, 팬들이 진심으로 응원하던 선수가 새로운 챔피언에 등극하는 모습을 보고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그런 순간은 매번 오는게 아니니깐요. 가령 저는 세스 롤린스가 그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을때 나이젤 맥기니스를 꺾고 ROH 챔피언에 등극하지 못했던 거라던지, 2004년에 돔에서 코바시가 아키야마를 잡았을 때라던지... 이때 결과들은 지금도 아쉬움을 느끼네요;


2. 제리코와 오메가의 경기는 너무 좀 길지 않았나 싶긴 했지만 크게 홍보한 값어치는 한 경기였던 것 같습니다. 기믹 매치로 승부를 봤던건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는 게, 우선 프로 레슬링 팬들은 전반적으로 레슬러의 나이를 고려하지 않고 네임밸류에 기대어 명승부를 기대하는 측면이 강한 만큼 (거기다가 오메가가 신일본에서 활동한 아래 미친 경기를 여러 차례 보여준 것이 자연스럽게 기대치를 높여줄 수밖에 없었겠지요) 일반 매치였다면 많은 팬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엔 역부족이었을 것 같고, 내용 면에서도 이보다 더 좋게 뽑아내진 못했을 것 같습니다.

비록 경기결과는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오메가에게 잡을 해주긴 했지만, 제리코는 손해본 게 하나도 없는 엄청난 개이득을 남긴 경기였던 것 같아요. 본인의 실력도 아직 여전하다는 걸 증명했고, 화제성도 증명했으며, 나아가 차후 무궁무진한 매치업의 실현 가능성도 남기는 데 성공했지 않았나 싶어요. 개인적으론 타나하시하고 붙으면 일반 매치더라도 호불호가 좀 갈릴 수는 있겠으나 자극적이지 않은 고소하고 쌈박한 명경기 하나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저는 비판받던 수많은 레슬러가 세월이 지나 팬들의 사랑을 받는 선수로 바뀌는 걸 보면서 레슬러는 은퇴 직전까지 언제 전성기가 찾아와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벌써 단정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하지만, 제이 화이트에게 이런 중요한 경기를 맡기기엔 아직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신일본이 좀 급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물론 오카다같은 케이스가 있긴 하지만, 제이 화이트가 오카다는 아니기에.. 전 얘 이름도 까먹고 있었...


4. 네버 타이틀은 만들어지고 난 후부터 무슨 고정 멤버들 이름 적힌 룰렛만 돌리는 것 같은데, 슬슬 좀 참신한 매치업을 잡아도 괜찮지 않을까요? 뭔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3가지가 있다면 하나는 한남충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메갈녀를 찾는 것이고, 또 하나는 주인공 병에 걸리지 않은 트리플 H를 찾는 것이며, 마지막 하나는 네버 챔피언 벨트에서 참신한 도전자나 챔피언을 찾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프로 레슬링을 보고 싶을 때 가끔 보는 정도인데도 이쪽은 그대로인 게 마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옛날 히트송 틀어주는 그런 코너 같아요. ㅋㅋㅋㅋ

좀 많이 이기적인 시선이긴 하지만, 신일본이 타 단체와 적극적으로 교류를 하면 가장 이득을 볼 수 있는 챔피언 전선은 저는 네버라고 생각해요. 타이틀을 획득해본 선수들이나 도전한 선수들의 역사를 보면 신일본의 다른 싱글 타이틀 전선보다 이쪽이 시너지 효과를 크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근데 다른 단체에서 고작 네버에 활용하라고 단체 핵심 선수를 보내주진 않겠지요.


5. 그 어느 때보다도 신일본 프로 레슬링을 처음 시청하는 입문자들이 가장 많이 몰렸던 레슬킹덤 대회가 아니었나 싶은데, 일반적으로 WWE에 익숙한 팬들이 경기력으로 유명하다는 타 단체를 처음 보게 되면 기대치가 높은 상태로 시청하게 되잖아요? 그런 면에서 봤을 땐 기대를 얼마나 했느냐에 따라 레슬킹덤 쇼 자체에 아쉬움을 느꼈을 팬은 있었을지언정, 제리코에게 실망했을 팬들은 있더라도 극소수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여러모로 이번 레슬킹덤의 진정한 주인공은 제리코가 아니었나 싶은 그런 레슬킹덤이었습니다. 이런 퍼포먼스면 올해 WWE에 복귀해서 설령 좀 부진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고 한들 신일본에선 그렇게 잘했는데 WWE에서 이런걸 보면 WWE가 활용 못한거네~ 하고 팬들이 셀프납득을 할 것 같아요. 제리배 큰그림 오져따리 오져따 캬아ㅏㅏ

아무튼 정말 오랜만에 레슬링을 시청해서 넘나 재밌게 봤습니다. 음.. 넘나까지는 아니고 그냥 재밌게 봤습니다. 생각해보니 이제 저도 나이를 한살 더 먹었으니 슬슬 아재체에 익숙해져야 할 것 같읍니다. 내년에 레슬킹덤 후기를 쓰면 글에서 막 홍삼캔디냄새가 나겠지요. 2020년쯤되면 글에서 한약냄새날듯.

그래도 만으로 47세인 제리코가 새해부터 맹활약하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걸 보여주지 않았읍니까?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우리 모두 제리코를 본받아 2018년 빠이팅하게 보내자구요. 빠이팅한 2018년 가즈아아ㅏㅏㅏㅏ


레매닷넷분들 많이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 한해는 하시고자 하시는 일 다 잘되시고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한 해 되시기 바랍니다. :D


PS- 작년 4월에 오카다 vs. 오메가와 관련하여 글을 썼을땐 제가 오카다의 모발 상태를 언급했었는데, 오늘은 오카다의 바뀐 바지가 눈에 띄더군요. 도대체 그 바지 디자인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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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air316 등록일: 2018-01-05 04:10
저는 아직 경기는 못본 입장인데, 제리코 경기에 이렇게 호평이 많았다는게 좀 놀랍네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세계적으로 주목 받은 경기인데, 개인적으로 재미없을까봐 우려되는 경기이기도 했어요.

그런데 호평인걸 보니 기우이기도 했지만 노dq경기라서 이런 스타일의 경기에 익숙한 제리코가 놀기 좋은 환경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반 경기였으면 호평 나오기 힘들었을거라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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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Soda 등록일: 2018-01-05 07:00
오카다 나이토는 오카다 바지때문에 몰입도 10퍼 깎고 시작합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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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슈퍼베어l 등록일: 2018-01-05 09:51
저는 갠적으로 신선해서 나쁘진 않았습니다!!

기존 복장이 더 좋긴 한데 가끔 1회성으로 입는 거는

괜찮을 것 같아요!! (...아예 바뀐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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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슈퍼베어l 등록일: 2018-01-05 09:52
이참에 고토가 네버 다시 탈환한 만큼

예전 시바타처럼 좀 여러 대회 돌아댕겼으면 좋겠습니다.

쥬니어 애들이나 헤비급 중에 택팀으로 놀고 있는

애들이랑 좀 마니 대립해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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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이스 등록일: 2018-01-05 17:04
오카다 바지는 YOH나 SHO가 헤비급으로 전환했나 하는 착각을 1초미만 자꾸 하게되서 몰입도를 살짝 방해하는게 아쉬웠습니다. 안그래도 코브라 클러치 연타하며 레인메이커로 이어갈것같은 간을 자꾸 보는 마당에 더욱 신경쓰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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